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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말고 디저트! 중동 채식 디저트의 반전 매력 7가지

smbooo 2025. 7. 28. 14:49

중동 요리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양고기 케밥, 닭고기 마클루바, 육수 향이 진한 수프 등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 속에는 한 가지 놓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중동에는 고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제품 없이도 만들 수 있는 전통 디저트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비건이나 채식주의자라면 중동의 디저트 문화 속에서 건강함과 풍미를 모두 갖춘 숨은 보석 같은 메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중동 전통 디저트 중 채식 식단에 적합한 대표적인 7가지 메뉴를 소개하고, 그 안에 담긴 조리법과 매력을 함께 살펴본다.

중동 채식 디저트

 

 

마하라비야 (Mahallabia) - 유제품 없이 가능한 크리미 디저트

마하라비야는 우유를 기본으로 한 크림 푸딩처럼 보이지만, 채식 버전으로도 훌륭하게 변형이 가능하다. 원래는 우유, 설탕, 쌀가루 혹은 옥수수 전분을 섞어 만든다. 여기에 장미수나 오렌지 꽃수를 첨가해 향을 입히는 것이 특징이다.

 

비건 버전으로는 아몬드 우유나 코코넛 밀크로 우유를 대체하고, 전분으로 농도를 조절하면 된다. 식감은 매끄럽고 고급스러우며, 위에 잘게 부순 피스타치오를 올려 고소함을 더한다.

 

중동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는 디저트 중 하나이며, 무거운 고기 요리 후 입가심으로도 잘 어울린다.

 

 

 

할라와 (Halawa) - 참깨로 만든 비건 디저트의 정수

할라와는 일명 ‘세사미 누가’라고도 불리는 중동 전통 과자다. 주재료는 **타히니(참깨 페이스트)**와 설탕 또는 꿀이지만, 채식 버전에서는 꿀을 빼고 설탕이나 대추 시럽으로 단맛을 조절한다.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이 독특하며, 영양소도 풍부하다. 특히 칼슘, 철분, 단백질이 풍부해 간식이면서도 식사의 일부로 활용될 수 있다. 조리 과정도 간단해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할라와는 비건 스프레드로도 인기가 있어, 빵이나 크래커 위에 발라 먹기 좋다.

 

 

 

바스부사 (Basbousa) - 세몰리나로 만든 촉촉한 케이크

바스부사는 이집트를 포함한 북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 전역에서 사랑받는 디저트다. 원래는 세몰리나(두랄밀로 만든 굵은 밀가루)와 요거트, 버터를 넣고 굽는 케이크 형태이지만, 식물성 우유와 비건 요거트, 코코넛 오일로 대체하면 훌륭한 채식 디저트로 변신한다.

 

굽는 동안 시럽을 부어 촉촉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며, 위에 아몬드나 코코넛 플레이크를 얹어 장식한다. 설탕 대신 대추 시럽을 사용하면 단맛을 줄이면서 건강한 버전으로도 즐길 수 있다.

 

식감은 부드럽고 촉촉하며, 향신료와 오렌지 꽃수의 향이 더해져 풍미가 깊다.

 

 

라쿰 (Lokum) - 비건 젤리의 전통 버전, 터키시 딜라이트

라쿰은 흔히 ‘터키시 딜라이트’로 알려진 젤리형 전통 디저트다. 원래는 전분과 설탕, 향료만으로 만들기 때문에 기본 레시피 자체가 비건에 가깝다. 단, 일부 제품은 젤라틴이 들어가므로 구입 시 확인이 필요하다.

 

장미수, 레몬, 오렌지 향이 기본이며, 피스타치오나 호두 등을 박아 넣어 다양한 버전을 만들 수 있다. 끈적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그리고 미묘한 향이 매력적이다.

 

보통은 작게 썰어 슈가파우더에 굴려서 먹으며, 커피나 차와 잘 어울린다.

 

 

카하크 (Kahk) - 단순하면서 깊은 맛의 이집트식 쿠키

카하크는 이집트에서 이드(이슬람 명절)마다 먹는 전통 쿠키로, 밀가루와 기름, 약간의 향신료로 만든 반죽에 견과류나 대추 페이스트를 채워 굽는다. 버터 대신 코코넛 오일이나 해바라기유를 사용하면 비건 쿠키로 변형할 수 있다.

 

설탕이나 꿀 없이도 대추나 무화과 페이스트로 자연의 단맛을 살릴 수 있으며, 특히 중동 지역에서는 인공 감미료 없이도 달콤한 디저트를 선호하는 전통이 많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아침이나 간식으로 먹기 좋다.

 

 

 

대추야자 볼 (Date Balls) - 무설탕, 무가공의 완전 채식 디저트

중동에서는 대추야자가 가장 기본적인 간식이자 디저트다. 이를 활용해 만드는 ‘대추야자 볼’은 현대적인 비건 트렌드와 전통 식재료가 만나는 대표적 예시다.

 

기본 재료는 생대추야자, 아몬드 가루, 코코넛 가루, 오트밀, 시나몬 등이며, 블렌더에 갈아 손으로 동그랗게 뭉친다. 굽지 않아도 되며, 설탕이나 첨가물 없이도 충분히 단맛과 향이 강하다.

 

특히 이동 중 간식이나 운동 후 에너지바 대용으로 유용하며, 보관도 쉬워 활용도가 높다.

 

 

 

세피 (Sfeeha) 비건 스타일 - 디저트형 채식 페이스트리

원래 ‘스피하’는 고기 페이스트리를 의미하지만, 레바논과 요르단 등에서는 이를 대추, 호두, 견과류로 채운 달콤한 디저트 버전으로도 응용한다. 이 비건 버전은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 속재료를 채우고 오븐에 굽는 방식이다.

 

속에 들어가는 재료는 간 대추, 계피, 잘게 부순 호두, 코코넛 오일 등이 대표적이며, 식감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럽고 달콤하다. 고기 없는 페이스트리라는 점에서 고기 중심 중동 디저트와는 차별화된 인상을 준다.

 

 

 

왜 중동 디저트는 채식과 잘 어울릴까?

중동의 전통 디저트가 채식과 쉽게 호환되는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1. 대추, 견과류, 향신료 중심의 재료 구성
    유제품이나 계란을 기본으로 하지 않고, 식물성 원료가 주재료인 경우가 많다.
  2. 설탕 외에도 자연 재료로 단맛을 내는 전통
    꿀, 대추 시럽, 석류 농축액, 건과일 등
  3. 가공도가 낮고 조리 방식이 간단함
    튀기거나 굽는 대신 찌거나 조합해 굳히는 방식이 많다.
  4. 할랄 규정에 맞추기 위한 최소한의 동물성 재료 사용
    전통적으로도 도축 과정이 복잡한 육류나 젤라틴은 사용 빈도가 낮다.

 

 

중동 디저트는 비건에게 기회의 땅이다

중동의 전통 디저트는 외형상은 고전적이지만, 그 속에는 현대 비건 식단과 맞닿은 놀라운 요소들이 많다.

복잡한 재료 없이도 풍부한 맛을 낼 수 있고, 단맛과 향신료의 조화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레시피가 대부분이다.

 

채식을 시작한 사람, 설탕이나 유제품을 줄이고 싶은 사람, 또는 단순히 새로운 디저트를 찾는 사람이라면 중동 디저트를 꼭 한 번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 특히 이 디저트들은 전통과 건강,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담고 있는 문화적 자산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