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디저트는 중동 여행의 즐거움을 완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진한 향신료, 대추야자, 꿀, 견과류가 어우러진 단맛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문화적 상징과 환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아라비아 디저트 대부분은 우유, 버터, 꿀, 크림, 달걀 등의 동물성 성분이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어, 채식주의자, 특히 비건 여행자에게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메뉴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아라비아 디저트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걸까? 실제로 전통 레시피의 일부는 애초부터 식물성 재료만으로 구성되었거나, 현대에 들어 비건 방식으로 재해석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성분표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디저트의 조리방식과 재료의 문화적 기원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아라비아 디저트 중 비건으로 즐길 수 있는 종류, 동물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주요 품목, 대체 조리법, 여행 시 주문 팁 등을 중심으로 정리하며, 채식주의자의 관점에서 아라비아 디저트를 어떻게 안전하고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는지를 실용적으로 안내하고자 한다.
비건으로 즐길 수 있는 대표 아라비아 디저트
중동 전통 디저트 중 일부는 애초부터 동물성 재료 없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단맛을 꿀 대신 대추야자 시럽으로 내거나, 크림과 버터를 쓰지 않고 식물성 기름과 견과류로 맛을 내는 전통이 있는 지역에서는 비건 레시피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아 있다.
대표적인 예로 마몰(Ma’amoul)이 있다. 이는 대추야자, 아몬드, 피스타치오 등으로 속을 채운 쿠키 형태의 디저트로, 레시피에 따라 버터나 우유 없이도 조리가 가능하다. 특히 레바논, 팔레스타인,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는 식물성 기름만을 사용한 ‘라마단용 마몰’ 버전이 전통적으로 전해진다.
또한 할와(Halwa)는 참깨 또는 병아리콩가루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디저트로, 설탕과 향신료, 식물성 오일로 풍미를 낸다. 인도 및 중동을 오가는 레시피의 다양성 속에 많은 비건 버전이 존재하며, 크리미함 없이도 충분한 질감과 단맛을 느낄 수 있다.
타메르 볼(Tamar Balls)은 대추야자 반죽에 견과류를 섞어 동그랗게 만든 무가열 간식으로,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흔히 발견된다. 대부분의 경우 유제품 없이 만들어지며, 당분과 에너지가 높아 사막 여행자에게도 좋은 에너지 간식으로 통한다.
이들 디저트는 ‘비건 인증’이 붙지는 않았지만, 실제 구성은 비건에 가까운 전통 레시피로 이루어진 것들이 많아, 식당에서 직접 성분을 문의하거나 재료 표기를 확인한다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동물성 성분이 포함된 주요 디저트와 주의사항
반대로 중동 디저트 중에는 동물성 재료가 필수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바클라바(Baklava)는 대표적인 예다. 얇은 필로 도우 사이에 견과류를 채우고 꿀 또는 설탕시럽을 부은 이 디저트는, 대부분 버터와 꿀이 기본 재료다. 일부 지역에서는 버터 대신 식물성 마가린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개 유제품이 기본 조리 방식이다.
쿤나파(Kunafa)는 파당(얇은 국수 형태의 반죽)을 구운 후, 치즈 또는 크림을 채운 후 꿀시럽을 부어내는 디저트로, 동물성 단백질 비율이 매우 높다. 최근에는 식물성 크림치즈나 아몬드 베이스 치즈로 대체한 비건 버전도 등장하고 있지만, 이는 대형 도시의 특정 카페에 한정된다.
오스말리예(Osmalieh)도 쿤나파와 유사한 구조로, 크림, 유제품 기반의 페이스트리, 계란이 섞인 반죽이 들어가는 디저트로 비건 실천자에게는 피해야 할 품목이다. 문제는 이러한 디저트들이 겉보기에 식물성 재료로만 구성된 듯 보이지만, 조리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동물성 성분이 첨가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행 중에는
- 비건 인증 마크가 있는 디저트 선택
- “우유, 꿀, 크림, 버터, 계란이 들어갔나요?”라는 구체적 질문
- 조리 과정을 직접 확인하거나, 브랜드 이름을 구글링하는 방식
등으로 성분을 검증해야 한다.
여행 시 비건 디저트 경험을 위한 전략
중동 여행자에게 가장 실용적인 전략은 ‘아예 외식 디저트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비건 디저트를 구성할 수 있는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다. 대추야자, 무화과, 말린 살구, 피스타치오, 호두, 참깨, 코코넛가루 등은 대부분 시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별다른 조리 없이도 간단한 간식이 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조합은 조리기구 없이도 가능하다:
- 대추야자 + 아몬드 슬라이스 + 코코넛가루
- 병아리콩가루 + 올리브오일 + 설탕 약간 (할와 유사)
- 말린 살구 + 견과류 + 타히니 한 스푼
또한 대도시나 관광지가 아닌 곳에서는 ‘비건’이라는 단어 자체가 통용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버터나 우유가 안 들어간 전통 간식’을 찾는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훨씬 더 유연하게 현지 문화에 녹아들 수 있다.
이외에도 중동 대도시에서는 일부 카페나 건강식 전문점에서
- 비건 바클라바
- 오트밀 기반 타메르볼
- 아몬드 밀크를 활용한 할와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SNS 해시태그 검색(#veganarabicdessert, #plantbasedmiddleeast 등)을 통해 실시간 위치 기반 정보도 확보할 수 있다.
결론
중동의 아라비아 디저트는 고유의 풍미와 문화를 담고 있어 여행자라면 반드시 경험하고 싶은 요소다. 그러나 채식주의자, 특히 완전한 비건 식단을 지키는 이에게는 전통적 조리 방식이 갖는 동물성 재료 사용 구조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본래부터 비건에 가까운 디저트가 존재하고, 현대적으로 응용 가능한 여지도 매우 많다. 단지 성분표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서, 그 음식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어떤 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라비아 디저트를 비건의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단지 먹거리를 고르는 행위가 아니라 타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자기 정체성을 지키려는 삶의 방식의 실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은, 대추야자 한 알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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