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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의 중동 기내식 선택법과 항공사 비교

smbooo 2025. 7. 15. 22:17

중동 지역으로 여행하거나 경유하게 되는 경우, 항공사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체험의 시작점이 된다. 특히 장거리 항공편에서는 기내식이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채식주의자, 특히 비건 식단을 따르는 사람에게 기내식은 여전히 어려운 영역이다. 메뉴 선택권이 제한되고, 일부 항공사는 채식 메뉴의 정의조차 명확히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동을 허브로 운영하는 주요 항공사들은 아랍에미리트 항공(Emirates), 카타르 항공(Qatar Airways), 에티하드 항공(Etihad), 터키항공(Turkish Airlines), 사우디 항공(Saudia) 등이다. 이들 항공사는 대부분 기내식 사전 주문 시스템을 운영하지만, 실제 메뉴 구성과 품질, 정확성, 탑승 시 반영률은 항공사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더구나 ‘베지테리언’, ‘비건’, ‘할랄’ 등의 구분이 모호하게 적용되기도 해 혼선을 일으킨다.

 

이 글에서는 중동 지역 항공사들의 채식 기내식 정책을 비교하고, 비건 여행자가 항공권 예약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들, 주문 방법, 실제 탑승 전 점검 포인트 등을 정리한다. 식사 한 끼는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여행 전반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채식주의자의 중동 기내식 선택법, 항공사 비교

 

항공사별 채식 기내식 정책 비교

중동 주요 항공사 대부분은 ‘스페셜 밀(Special Meal)’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며, 채식주의자를 위한 선택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문제는 각 항공사의 채식 범주 해석이 다르다는 점이다.

 

에미레이트 항공(Emirates)는 ‘Vegetarian Vegan Meal(VGML)’과 ‘Lacto-Ovo Vegetarian(AVML)’을 구분 제공한다. VGML은 완전한 비건 식단으로, 유제품·계란·꿀 등 모든 동물성 식품이 배제되며, 신선한 과일, 야채, 통곡물로 구성된다. AVML은 인도식 채식 기준으로, 유제품과 향신료가 포함된다.

 

카타르 항공(Qatar Airways)도 유사한 옵션을 제공하나, 실제 서비스에서는 VGML과 AVML의 혼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VGML을 선택했음에도 요구르트나 치즈가 포함된 식사가 제공되는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는 일부 하청 업체의 표준 미준수에서 비롯된다.

 

터키항공(Turkish Airlines)은 ‘Vegetarian Meal’과 ‘Raw Vegetarian’ 옵션을 제공하나, 비건 여부를 명확히 보장하지 않으며, 성분표나 재료 정보를 고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우디 항공(Saudia)는 할랄 기준을 철저히 따르지만, 채식 기준은 비교적 약하며, 비건 옵션은 사전 요청이 없을 경우 제공되지 않는다.

 

결국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에미레이트나 에티하드 항공이며, 정확한 비건 메뉴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다.

항공사 비건(VGML)
제공 여부
채식 옵션 종류 유제품/계란
포함 가능성
실제 반영 정확도 비고
Emirates 제공 VGML, AVML 구분 제공 AVML 포함됨 매우 높음 가장 안정적인 시스템, 영어 응대 원활
Qatar Airways 제공 VGML, AVML 구분 있음 실수로 유제품 제공됨 중간 실제 반영에 오류 사례 존재
Etihad 제공 VGML 제공 없음 높음 Emirates와 유사한 신뢰도
Turkish Airlines 제한적 제공 Vegetarian, Raw Vegetarian 포함 가능성 높음 낮음 성분표 제공 없음, 비건 여부 명확치 않음
Saudia 일부 제공 일반 Vegetarian 중심 포함 가능성 높음 낮음 사전 요청 없으면 제공 안 됨, 할랄 기준만 적용

 

 

기내식 사전 예약 시 유의사항

채식 기내식은 대부분 항공권 구매 후 탑승 24~48시간 전까지 사전 요청을 해야 한다.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 예약처 앱 또는 전화로 신청 가능하며, 항공권 예약 시 자동으로 채식 옵션이 활성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건은 반드시 ’VGML(Vegan Meal)’을 선택해야 하며, ‘Vegetarian’ 또는 ‘Vegetarian Asian’은 대부분 유제품을 포함한 채식(Lacto-ovo)으로 간주된다. 특히 중동 항공사의 경우 할랄 기준과 혼동되어 고기만 제외하고 유제품이 포함된 식사가 ‘채식’으로 분류되는 사례가 많아, 항상 정확한 코드명을 기준으로 주문해야 한다.

 

추가로 예약 후 다시 한 번 전화 또는 라이브챗을 통해 비건 식단이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부 항공사는 온라인상에서 옵션이 입력되더라도, 실제 기내 준비 목록에는 누락되는 경우가 있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개인용 비건 간식(견과류, 시리얼 바, 말린 과일 등)을 소지하는 것도 필수적이며, 장거리 비행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일부 공항에서는 식물성 식사 대체가 어려운 상황도 발생하므로, 공항 내 비건 식사 구매 가능 여부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채식주의자 입장에서의 실제 경험과 선택 전략

실제 여행자들의 후기에 따르면, 중동 항공사 중 에미레이트 항공의 비건 기내식은 품질, 구성, 맛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통곡물 밥, 렌틸콩 스튜, 신선한 과일, 식물성 오일 드레싱 샐러드 등으로 구성되며, 포장 상태와 위생, 시간 정시 제공률도 높다.

 

반면 터키항공이나 사우디항공은 ‘Vegetarian’ 항목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 유제품 제거 요청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로 인해 완전한 비건은 비행 전 또는 탑승 직후 승무원에게 구두 확인이 필요하다. 장거리 경유 비행에서는 중간 기착지에서 비건 식사 옵션이 미제공될 수 있어, 경유 시간에 따라 직접 식사를 준비해야 할 경우도 있다.

 

특정 항공사는 종교적 이유로 고기류는 제외하되, 유제품 포함 식단을 ‘건강식’ 또는 ‘채식’으로 정의하는 경향이 있어, 비건의 관점에서는 기대했던 식사와 다를 수 있다. 이 경우 SNS, 블로그 후기를 사전에 참고하여 항공사별 신뢰도를 판단하는 것이 실질적 도움이 된다.

 

결론

중동으로 향하는 비행에서 채식 기내식은 단순한 편의 서비스가 아니라, 채식주의자의 건강과 가치 실천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실천 요소다. 항공사마다 채식 기준과 제공 방식에 큰 차이가 있으므로, 사전 주문과 확인 절차, 예비 식사 준비까지 포함한 다층적 대응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채식 기내식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자신의 식단 철학에 맞는 메뉴 코드와 항공사 정책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 그리고 탑승 전 소통과 후속 대응까지 꼼꼼히 준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중동 항공사는 채식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세부 운영에 있어 차이가 큰 만큼, 채식 여행자는 한 발 앞선 정보와 선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