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을 여행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감탄하는 것 중 하나는 생동감 넘치는 거리 음식 문화다. 도시 골목, 시장 입구, 모스크 근처, 버스터미널 앞 등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그 나라의 식문화·풍속·정서가 집약된 현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채식주의자의 눈으로 이 풍경을 바라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눈앞에 풍성하게 차려진 길거리 음식 중 대부분이 고기, 버터, 유제품, 동물성 육수 등 비건에 적합하지 않은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이 곧 “중동에 채식 거리 음식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중동은 오랜 세월 곡물, 콩류, 향신료 중심의 식문화를 유지해 왔으며, 그 속에서 비건으로도 먹을 수 있는 현지 음식들이 은근히 많다. 다만, ..